"그냥 애니 보려고 시작한 건데, 지금은 일본 대학을 알아보고 있어요."
중학교 때부터 애니를 봤는데 그냥 보는 걸로 만족했어요. 일본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은 딱히 없었습니다. 고1 올라가면서 진로를 정하라는 얘기를 계속 듣는데 하고 싶은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. 그러다 그냥, 좋아하는 거라도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.
처음엔 진짜 취미였어요. 대사 읽는 게 재밌어서 갔습니다. 그런데 반년쯤 지나니까 좋아하는 성우가 나온 인터뷰 영상을 자막 없이 봤는데, 절반 정도가 들리는 거예요. 그날부터 좀 욕심이 생겼어요. 더 알고 싶어지더라고요.
선생님한테 일본에서 공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봤어요. 그랬더니 지금 고1이니까 시간은 충분한데 길이 여러 개 있다고 하시면서, 어떤 방식들이 있는지 쭉 설명해주셨어요. 학교 선생님한테 물어봤을 땐 잘 모르겠다는 대답만 들었었는데.
아직 확정한 건 없어요. 부모님이랑도 더 얘기해봐야 하고요. 그런데 하고 싶은 게 아무것도 없던 애가 알아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좀 달라진 것 같아요. 적어도 학교 갈 때 기분이 다릅니다.
요즘은 일본 대학 홈페이지를 들어가서 읽어봐요. 아직 반도 못 읽는데, 읽으려고 앉아 있는 제가 좀 웃겨요.
"하고 싶은 게 없었는데, 알아보고 있는 게 생겼어요."
